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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category 법률정보 2020. 1. 29. 15:11

원고와 피고는 1994. 2. 무렵 소개로 만나 사귀기 시작하다가,

약 100일 뒤인 1994. 5. 무렵에는 서로 반지를 주고 받으며 결혼을 전제로 사귀기로 하였는데,

피고는 2003. 7. 27. 원고의 집으로 찾아가 '원고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제는 없어졌고,

그럼에도 원고와 결혼해야 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결혼날짜를 잡은 것이며, 여자가 생기기도 하였으니,

원고와 결혼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가 항의하자,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1. 소외 1과 헤어진다. 절대 다시 만나지 않는다.

2.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 3. A/W 사업에서 나오는 수입을 다 준다. 지금의 사업권도 양도한다.

4. 원고가 원하는 위자료를 준다(피고 명의로 된 것은 주되 빚은 부담하지 않는다).

5. 이 각서 내용은 사실이며 절대 번복하지 않는다. 못 지킬시는 어떤 처분도 받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준 다음, 약 1년 뒤인 2004. 7. 3. 소외 1과 결혼식을 하고 같은 해 8. 4. 혼인신고를 하였습니다.

 

 

한편, 원고는 피고와 교제하는 동안 위와 같이 다단계판매를 함께 하면서 원고의 부모와 형제 및 친구들까지

피고의 다운라인으로 등록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의로 각종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거의 대부분 피고가 판매하는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여 그 금액이 합계 2,000만 원 가량에 이르게 된 반면,

피고는 위와 같은 원고의 노력에 힘입어 현재 플래티늄의 지위에 이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위 지위를 통하여 그 동안 월 평균 100만 원 가량의 수입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이를 분배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혼수의 명목으로 피고가 임차하고 있던 집에 에어컨을 설치하기 위해 그 대금 중

1/2인 60만 원을 보태기도 하였습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장차 혼인을 체결하려는 합의인 약혼이 성립하였다가,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혼인을 거부하여 혼인에 이르지 못한 채 해제되었다고 할 것인데요,

피고는 원고의 저시력증과 원고와 피고 사이의 종교적 차이로 말미암아

원만한 부부생활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는 이 사건 약혼 이후에야

원고의 저시력증이 완치가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는바, 이는 민법 제804조 제3호, 제8호의

각 약혼해제 사유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약혼해제는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습니다.

 

원고는 중학교 1학년 무렵 '저시력증' 진단을 받은 뒤 현재까지 제1급 시각장애인으로 생활하여 오면서,

고등학교까지 비장애인 교육기관을 졸업하였고, 고교 졸업 뒤 속셈학원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놀이방을 차릴 목적으로 보육교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였을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외교사를 하기도 한 사실, 원고는 겉으로 볼 때 상대방과 시선을 접촉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외에 달리 비장애인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지 않고, 시력이 나빠 사물을 명확히 식별하지 못하고

글씨를 읽을 때 보조기구를 사용하여야 하는 것 외에 달리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갖고 있지는 않은 사실,

양가 부모들과의 상견례 뒤 피고의 아버지가 원고의 저시력증이 유전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여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유전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정을 받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저시력증이 불치의 악질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습니다.

 

 

원고가 자신이 완치불가능한 저시력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를 기망하여 약혼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는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저시력증으로 인하여 원고는 시선접촉이 쉽지 않았고,

사물을 명확히 식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글씨를 읽을 때 보조기구를 사용하였으며,

피고는 이러한 원고와 약 10년 동안 교제하여 왔고, 양가 부모들과의 상견례 뒤 피고 아버지의 문제제기에 따라

병원에서 '유전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내용의 진단을 받으면서도 함께 예식장을 예약하는 등

결혼식 준비를 계속하였던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1998년 내지 1999년 무렵 원고가 서울대학병원에서 제1급 장애진단서를 발급 받는 과정에 동행하여

시력이 나쁜 원고를 대신하여 위 장애진단서를 읽어주기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약혼을 하기 전에 이미 원고의 저시력증 증상 및 완치불가능한 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5,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 선고 다음날인 2005. 9. 2.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기에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였습니다.

 

양가 부모들과 함께 상견례를 하고 혼인예식의 일시를 정하여 예식장을 예약한 상태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혼인을 거부한 경우, 장차 혼인을 체결하려는 합의인 약혼이 성립하였다가

일방적인 혼인 거부에 의하여 혼인에 이르지 못한 채 해제된 것으로 보아 약혼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였는데요,

사실혼, 약혼해제등 이처럼 꼭 이혼이 아닌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혼 위자료 사실혼 양육비등

가사사건 소송은

법률사무소 소담 가사법변호사 안예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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